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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NVH 가이드] 베어링 결함 주파수 — 진동 한 줄로 어디가 깨졌는지 짚어내는 법

NVH 엔지니어 2026. 5. 25. 22:51

[실전 NVH 가이드] 베어링 결함 주파수 — 진동 한 줄로 어디가 깨졌는지 짚어내는 법

by NVH 엔지니어 | 실전 NVH 가이드

🚨 [Hook] "베어링이 곧 죽을 것 같은데 어디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현장의 펌프나 모터에서 평소보다 시끄러운 소리가 납니다. 진동 측정해보니 어딘가 이상한 주파수 성분이 보이긴 합니다. 그런데 베어링을 통째로 교체하려면 멈춰야 하고, 부품 비용도 만만찮습니다. 진짜 베어링 문제인지, 맞다면 외륜인지 내륜인지 볼인지 — 분해 없이 판별할 수는 없을까요?

"1800 rpm 모터에서 162 Hz 근처에 큰 피크가 나왔어요. 30 Hz의 5.4배인데... 베어링인 것 같긴 한데 이게 외륜인지 내륜인지 어떻게 알죠?"

알 수 있습니다. 그것도 베어링 카탈로그와 기본 공식 4개만 있으면 됩니다. 5.4X, 6.5X 같은 비정수 차수는 베어링 결함의 결정적 지문입니다. 오늘은 베어링이 굴러갈 때 결함 위치별로 만들어내는 4가지 특성 주파수 — BPFO, BPFI, BSF, FTF — 의 공식과 실무 진단법을 정리합니다.

💡 [Concept] 자전거 체인의 깨진 톱니가 만드는 "딸깍"

자전거 페달을 한 바퀴 돌릴 때마다 체인 톱니가 50번 맞물린다고 합시다. 멀쩡한 상태에서는 균일한 "촤르륵" 소리만 나지만, 톱니 한 개가 깨지면 그 톱니가 체인을 지날 때마다 "딸깍" 소리가 납니다. 한 바퀴에 정확히 1번. 페달을 2번 돌리면 2번. 1초에 페달을 1회전 하면 1 Hz, 2회전 하면 2 Hz.

⚙️ 베어링도 똑같은 원리

볼 베어링이 회전할 때, 볼들은 외륜(outer race) 안쪽 면과 내륜(inner race) 바깥쪽 면을 굴러갑니다. 외륜 한 점에 결함(작은 파임)이 있으면, 볼이 그 점을 지날 때마다 작은 충격이 일어납니다. 충격이 발생하는 빈도가 바로 BPFO (Ball Pass Frequency Outer race)입니다.

결함 위치에 따라 충격 빈도가 달라지므로, 측정된 진동에서 그 주파수를 읽으면 어디가 망가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4가지 결함 주파수 한눈에:

  • BPFO — 외륜(Outer race) 결함: 볼이 외륜 결함 지점을 지날 때마다 충격
  • BPFI — 내륜(Inner race) 결함: 볼이 내륜 결함 지점을 지날 때마다 충격
  • BSF — 볼(Ball/Roller) 결함: 결함 볼이 자전(spin)하며 외륜·내륜에 부딪힐 때마다 충격
  • FTF — 케이지(Cage) 결함: 케이지 회전 주파수 자체. 가장 낮은 주파수.

🔬 [Deep Dive] BPFO·BPFI·BSF·FTF 공식

표준 공식은 Harris의 Rolling Bearing Analysis에서 정의됩니다. 외륜이 정지하고 내륜만 \(f_r\) (회전 주파수, Hz)로 회전한다고 가정하면:

베어링 결함 주파수 (단위: Hz)

$$\mathrm{BPFO} \;=\; \frac{n_b}{2}\,f_r\left(1 - \frac{d}{D}\cos\alpha\right)$$

$$\mathrm{BPFI} \;=\; \frac{n_b}{2}\,f_r\left(1 + \frac{d}{D}\cos\alpha\right)$$

$$\mathrm{BSF} \;=\; \frac{D}{2d}\,f_r\left(1 - \left(\frac{d}{D}\cos\alpha\right)^{2}\right)$$

$$\mathrm{FTF} \;=\; \frac{1}{2}\,f_r\left(1 - \frac{d}{D}\cos\alpha\right)$$

\(n_b\): 볼 개수, \(d\): 볼 직경, \(D\): 피치 원직경(PCD), \(\alpha\): 접촉각

네 식 안에 공통으로 \(d/D \cdot \cos\alpha\) 항이 들어 있습니다. 이게 베어링의 기하학적 핵심 파라미터입니다. \(d/D\)는 보통 0.2~0.4, \(\alpha\)는 깊은홈 베어링이면 0°, 각접촉(angular contact)이면 15~40°.

외워두면 좋은 관계식: \(\mathrm{BPFO} + \mathrm{BPFI} = n_b \cdot f_r\). 외륜과 내륜의 결함 주파수를 더하면 단순히 볼 통과 횟수가 됩니다. \(\mathrm{FTF}\)는 케이지 회전 주파수 그 자체로, 항상 \(0.4 f_r\) 근처에 위치 — 가장 식별하기 쉬운 비정수 차수.

왜 이 주파수들이 결함 진단에 결정적인가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1. 비정수 차수 — BPFO는 보통 \(3\sim 5 f_r\), BPFI는 \(5\sim 7 f_r\), BSF는 \(2\sim 4 f_r\), FTF는 \(0.4 f_r\) 정도로 모두 비정수. 엔진·기어·불평형 같은 정수 차수(1X, 2X, 3X)와 헷갈리지 않습니다.
  2. 위치 특이성 — 네 주파수가 모두 다른 위치에 나타나므로, 어느 부품이 망가졌는지 판별 가능. 외륜 정지·내륜 회전 가정 하에 BPFO ≠ BPFI.
  3. 변조 패턴 — 내륜 결함은 회전과 함께 결함 위치가 하중 영역을 들락거리므로, BPFI 주변에 \(\pm f_r\) 간격의 사이드밴드가 나타남. 외륜 결함은 결함 위치가 고정되어 사이드밴드가 거의 없음. 사이드밴드 유무로도 위치 판별 가능.

엔벨로프 분석(Envelope Analysis) — 결함 진단의 사실상 표준

베어링 초기 결함은 충격 진동입니다. 충격은 베어링 자체의 고주파 공진(\(2 \sim 20\) kHz)을 활성화시킵니다. 시간 영역에서는 그 고주파가 결함 주파수(수십~수백 Hz)에 의해 진폭 변조(amplitude modulation)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 신호를 고주파 대역통과(예: 2 ~ 8 kHz) → 절댓값 → 저역통과(envelope 추출) → FFT 하면, 결함 주파수가 envelope 스펙트럼에서 깨끗한 피크로 추출됩니다. 이게 ISO 15243에서 권장하는 표준 진단 절차이자 회전 기계 상태 감시(condition monitoring)의 핵심 알고리즘입니다.

🎮 [인터랙티브 시뮬레이터] 베어링 파라미터를 입력하면 결함 주파수가 자동 계산된다

볼 개수, 직경비 \(d/D\), 접촉각, 회전 RPM을 슬라이더로 조정하면 4가지 결함 주파수가 실시간으로 계산되고, 결함 위치를 선택하면 시간 신호와 엔벨로프 스펙트럼이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지 비교됩니다.

계산된 결함 주파수:

BPFO: 0 Hz (0X)
BPFI: 0 Hz (0X)
BSF: 0 Hz (0X)
FTF: 0 Hz (0X)
외륜내륜없음(정상)

💡 결함 위치를 바꾸면 엔벨로프 스펙트럼의 피크 위치가 BPFO/BPFI/BSF/FTF 사이에서 이동합니다. 내륜 결함은 회전과 함께 하중 영역을 드나들어 ±1X 사이드밴드가 같이 보이는 게 특징. 정상 상태에서는 결함 주파수에 피크가 없고, 노이즈 바닥만 평탄하게 깔립니다.

🛠️ [Theory to Practice] 현장 진단 절차

1) 베어링 모델 → 4개 주파수 미리 계산

측정 전에 베어링 카탈로그에서 \(n_b, d, D, \alpha\)를 찾아 BPFO/BPFI/BSF/FTF를 미리 계산해둡니다. 대부분의 베어링 제조사가 이 4개 값을 비정수 차수로 명시해 카탈로그에 적어둡니다 (예: "BPFO = 3.587 × shaft speed").

2) 측정 — 위치·방향·부착

  • 가속도계는 베어링 하우징 위에 스터드 또는 접착제 부착 (왁스·자석은 고주파 영역 신뢰 불가 — [지난 글] 참고).
  • 방향: 부하 방향(radial load 방향)이 가장 신호 큼. 보통 수평·수직 두 방향 측정.
  • 샘플링: 베어링 공진까지 잡으려면 \(f_s \ge 25\) kHz 권장.

3) 신호 처리 — 엔벨로프 분석

  1. 고주파 대역통과 (2 ~ 8 kHz 또는 베어링 공진 대역) — 충격 진동만 추출
  2. 절댓값 또는 Hilbert 변환의 envelope
  3. 저역통과 (예: 1 kHz 이하) — envelope 신호의 매끈한 부분만
  4. FFT → envelope spectrum
  5. 이 spectrum에서 BPFO/BPFI/BSF/FTF 위치 확인

4) 사이드밴드·고조파로 위치 재확인

  • 외륜 결함: BPFO와 2×BPFO, 3×BPFO 고조파. 사이드밴드 거의 없음.
  • 내륜 결함: BPFI 주변에 \(\pm f_r\) 간격 사이드밴드. 진행 시 사이드밴드 진폭이 BPFI 본 피크보다 커지기도 함.
  • 볼 결함: BSF와 그 2배 위치에 피크. FTF 간격 사이드밴드가 나타나기도.
  • 케이지 결함: FTF 근처 단독 피크. 진행이 빠르고 베어링 수명 막바지.

자주 빠지는 함정

  • 회전 가정 오류: 위 공식은 "외륜 정지·내륜 회전"용. 외륜이 회전하거나 둘 다 회전하면 식이 달라짐. 풀리·기어를 통해 베어링 외륜이 회전하는 구조면 주의.
  • 접촉각 누락: 깊은홈 베어링은 \(\alpha = 0\)이지만, 각접촉 베어링(예: 30°)에서 \(\alpha\)를 0으로 두면 결함 주파수가 5~15% 어긋남.
  • 슬립(slip)에 의한 미세 이동: 베어링은 약간씩 슬립하므로 실측 결함 주파수가 계산값에서 ±1~2% 벗어남. 분해능 0.1 Hz 이하로 분석해야 사이드밴드가 분리됨.
  • 다른 차수와의 혼동: 기어 메시 차수가 우연히 BPFO와 비슷하면 헷갈림 — envelope 분석은 충격성 신호만 추출하므로 기어 메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결정적 판별 기준.

✅ [Action Item] 베어링 결함 진단 체크리스트

  • 측정 전에 베어링 카탈로그에서 \(n_b, d, D, \alpha\) 확인하고 BPFO/BPFI/BSF/FTF 4개 값을 미리 계산했는가?
  • 가속도계가 베어링 하우징에 스터드 또는 접착제로 부착됐는가? (왁스·자석은 고주파 영역 신뢰 불가)
  • 샘플링 레이트가 베어링 공진 대역(2~8 kHz)을 충분히 잡을 만큼 (\(f_s \ge 25\) kHz) 높은가?
  • 일반 FFT가 아닌 envelope spectrum으로 분석했는가?
  • 주파수 분해능이 사이드밴드를 분리할 만큼 (\(\Delta f \le 0.1\) Hz) 작은가?
  • 피크가 BPFO/BPFI/BSF/FTF 중 어디인지, 고조파와 사이드밴드 패턴까지 확인했는가?
  • 외륜 회전 구조라면 공식을 외륜 회전 버전으로 다시 유도했는가?
  • 추세 모니터링 — 같은 진단을 일·주 단위로 반복해 결함 진폭이 증가 추세인지 확인했는가? (정량 판정에 절대 필요)

베어링은 "조용히 죽어가는" 부품입니다. 외부에서 알아채기 전에 진동 신호에서는 이미 BPFO·BPFI·BSF·FTF의 작은 피크가 자라기 시작합니다. 이 비정수 차수 4개를 자기 베어링의 카탈로그 값으로 외워두면, 진동 한 줄로 어디가 깨졌는지 분해 없이 짚어낼 수 있습니다. 회전 기계 상태 감시(condition monitoring)의 출발선입니다.


실전 NVH 가이드 — 진동 4개 비정수 차수로 베어링의 어디가 깨졌는지 짚어내다